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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덴마크 총리도 반한 31명의 학생들이 있다

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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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강화도 꿈틀리 인생학교를 찾은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총리가 학생들이 환영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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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가 스마트폰을 꺼내 노래 부르는 학생들을 찍기 시작했다. 멀리 덴마크에서 찾아온 총리 내외는 한국의 에프터스콜레 현장에 감동했고, 학생들도 자신들의 배움터가 태동한 덴마크에서 온 큰 격려에 환호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Lars Løkke Rasmussen) 덴마크 총리가 방한 첫 공식일정으로 24일 오전 경기 강화도 꿈틀리 인생학교를 찾았다. 정규 교육과정은 아니지만 고교 진학 전 1년 간 공동체생활을 하며 인생살이에 필요한 '진짜 지식'을 배우는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 이 학교를 벤치마킹했고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연합회로부터 인증도 받은 학교가 꿈틀리 인생학교다. 

이 학교 오연호 이사장(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은 환영사에서 "지난 2월에 시작한 이 학교가 2학기가 시작된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이탈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라며 "정승관 교장선생님을 포함한 9명의 교사와 31명 학생들의 용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우리의 최종 목표는 단순히 새로운 학교를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과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에프터스콜레를 한국의 새로운 문화로 만들 것이다. 이를 위해 5년 이내 20개, 10년 내에 100개의 에프터스콜레를 개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환영하기 위해 31명의 학생들이 가수 서유석의 노래 <홀로 아리랑>을 부를 때 라스무센 총리 내외는 받은 감동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라스무센 총리는 스마트폰을 꺼내 흡족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노래를 영상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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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강화도 꿈틀리 인생학교를 방문한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가 이 학교 학생들이 직접 재배해 널어놓은 볍씨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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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총리 "아들 에프터스콜레 보낼 땐 탐탁치 않았지만..."

마이크를 잡은 라스무센 총리는 자신의 아들도 덴마크에 있는 에프터스콜레를 다녔다는 사실, 자신은 처음엔 탐탁치않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의 아들은 1년 동안 에프터스콜레에서 매우 귀중한 경험을 했다고 강조했다.  

라스무센 총리는 "집을 떠나 에프터스콜레에 입학할 결심을 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에프터스콜레에 다닌다는 것은 더 독립적이고 강인한 성인이 되는 길"이라며 "여러분은 다수의 흐름에서는 벗어나 있을지 몰라도 다른 이들을 위한 길을 닦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라스무센 총리는 덴마크에서 1851년부터 시작된 자유학교운동의 중심인물이자 에프터스콜레와 같은 학교 100여 개를 설립하는 데에 공헌한 크리스텐 콜을 잠시 소개하면서 "콜 선생은 덴마크 농부의 아들과 딸들을 지식을 갖춘 활력 있는 시민들로 길러내고 싶어했다. 그의 학생들이 1849년 덴마크 최초의 자유헌법의 천명한 민주주의 제도를 누릴 수 있길 바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이 단순히 수학이나 문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력, 재능, 실용적 기술, 사회적인 기술을 계발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 가고 있고 여러분은 이곳 꿈틀리에서 그걸 배우고 있다"라면서 "세상은 여러분들과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사고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라고 격려했다. 

학생들은 총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먼저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의 비결'에 대해 라스무센 총리는 "덴마크는 복지제도가 강력하고, 사회적으로 신뢰가 형성돼 있다. 세금을 많이 내는 만큼 혜택을 많이 받는다. 덴마크에선 어디서 어떻게 살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어서 사람들이 행복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국이 덴마크로부터 배울 점, 덴마크가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에 대해 라스무센 총리는 "꿈틀리 인생학교가 생겨난 것만 봐도 한국 사람들은 이제 삶과 일의 균형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되고, 이는 덴마크 사람들로부터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반대로 한국 사람들의 열정과 열망, 성실성, 신기술을 빠르게 사회에 도입하는 능력은 덴마크 사람들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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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강화도 꿈틀리 인생학교를 방문한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가 학생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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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의 덴마크 학생 "한국 온 건 정말 행운"

라스무센 총리 내외는 덴마크 국민인 여학생이 이곳 꿈틀리에서의 매우 즐겁게 배우고 있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은 듯했다. 지난 9월부터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 대신 꿈틀리를 택한 안드레아 마리 학생은 "꿈틀리 인생학교에 오게 된 건 정말 행운"이라며 "한국에서 지내는 게 정말 좋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만들었고 새롭게 경험할 새로운 행복한 문화들이 정말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해외에 처음 설립된 에프터스콜레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가는 덴마크 총리에게 학생들은 자신들이 직접 그린 그림, 직접 농사지은 쌀, 직접 만든 도자기를 선물했다. 라스쿠센 총리는 안데르센 전집으로 답례했다. 

외국 정상의 방문에 약간 긴장한 모습이었던 꿈틀리 학생들은 라스무센 총리와의 만난 지 1시간여 만에 평소의 발랄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수많은 학생들이 떠나는 총리에게 악수를 청했고 라스무센 총리도 적극 응하며 "덴마크에 온다면 언제나 대환영"이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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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강화도 꿈틀리 인생학교를 찾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에게 이 학교 학생이 질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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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강화도 꿈틀리 인생학교를 방문하고 돌아가는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에게 학생들이 몰려와 악수를 청하고 있다.